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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pic

.pic을 구글링한 관람객들은 방대하고 무작위적인 이미지 파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집요한 검색을 통했든 인스타그램 ‘파도타기’로 넘어왔든, 그리고 그것이 의도적이었든 의도가 아니었든 @copic.pic으로 유입된 관람객들은 비로소 .pic이 작가 노상호와 전현수로 이루어진 팀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가상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이미지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왔던 노상호 작가와 3D 애니메이션 디렉터 전현수 작가는 유사밈을 제작하여 여기저기 산재하는 작업 계정에 업로드한다. 타인의 관심을 받으며 생존해야 하는 숱한 유사밈은 3D의 낯선 현실감과 맥락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 보는 이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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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pic

.pic을 구글링한 관람객들은 방대하고 무작위적인 이미지 파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집요한 검색을 통했든 인스타그램 ‘파도타기’로 넘어왔든, 그리고 그것이 의도적이었든 의도가 아니었든 @copic.pic으로 유입된 관람객들은 비로소 .pic이 작가 노상호와 전현수로 이루어진 팀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가상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이미지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왔던 노상호 작가와 3D 애니메이션 디렉터 전현수 작가는 유사밈을 제작하여 여기저기 산재하는 작업 계정에 업로드한다. 타인의 관심을 받으며 생존해야 하는 숱한 유사밈은 3D의 낯선 현실감과 맥락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 보는 이를 자극한다.
큐레토리얼 에세이
작품이 완성되는 시점

우리는 언제나 ‘나’를 서술자로 하여 살아간다. ‘나’는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주변인이 되어 상대와 거리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우리는 ‘나’가 아닌 그 무언가, 특히 전지적인 무언가가 되어 서술하는 것만큼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곳은 꿈이거나, 전지적 존재로서의 내가 엮어낸 상상의 공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전지적 시점’은 가장 인공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시점이다. 작가는 창조자로서 모든 사건과 심리를 꿰뚫을 뿐만 아니라 감상자는 알 수 없는 미래의 사건까지 설계한다. 인간에게 전지적 시점은 창작자의 전유물이며, 타인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그 시점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매개 삼아야한다. 때문에 예술작품에 있어 이 시점은 매력적인 요소이다. 특히 작품 안에 서술자의 자리가 비워진 이 ‘전지적 시점’이 감상자에 의해 채워지는 순간은 조화롭기까지 하다.

감상자는 작품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pic과 김모니카 작가는 각자의 방법으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우리의 참여를 기다린다. .pic은 제작자(manufacturer)로서 시스템화된 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며 구매자의 주문을 받는다. 김모니카 작가는 우리에게 <불안한 세계>의 여행자로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감상자의 호응과 참여는 이들이 예술적 경험의 주체로 자리 매김하도록 한다.

감상자가 완성하는 것은 비단 작품만이 아니다. 《clickscrollzoom.com》은 코로나 19의 팬데 믹으로 어려워진 작가와 감상자의 만남과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감상자가 존재하는 한 .pic과 김모니카 작가의 세계관은 늘 살아 숨 쉴 것이다. 그러니 본 전시의 이곳저곳을 클릭, 스크롤하고 확대, 축소하며 각자의 퍼즐을 완성해보길 바란다.

큐레이터 김인경, 윤혜린
작품 에세이
세계로 착각할만한 공간조차 잃어버린 캐릭터는 자기 자신을 통해 인식하지 못하는 자아 혹은 매니페스토를 광고한다. 공간 안에서 전달되는 언어가 아니라, 눌어붙은 이미지의 벽에 부딪혀 프린트된 캐릭터의 '대사'는 한차례 더 단절되어 의미를 잃고 광고 문구이자, 자아를 전시하는 '패션'으로 고정된다.
- 작가 노트 中

관람객들은 입장과 동시에 강렬하고 파괴적인 장면들과 맞닥뜨린다. <Me on Fire> 속 아바타는 주저 없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그의 주변으론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는 객체들이 등장한다. 이어지는 <Heart Attack!>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몸과 일체화된 기관총으로 하트를 난사한다. 파멸적인 행위와 대조되는 차분한 표정과 더불어 비현실적일 정도로 선명한 장작 타는 소리, 그리고 전자오락에서나 들을 법한 총성이 주는 청각적인 자극도 한몫한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들의 의미와 결론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감각만이 공허하게 남아, 그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영상을 재생해보지만 내러티브를 찾을 수는 없다. 사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제작자는 의도적으로 그들의 행동이나 관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ic의 <Still Life> 시리즈는,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사밈(psuedo-meme)’이다.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생존’해야만 밈으로 등극하는 영예가 주어지기에 작품 속 아바타들은 소멸되지 않기 위한 삶의 전략으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택한다. .pic은 보는 이의 마음을 노리고(<Heart Attack!>), 화젯거리가 되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도록(<Me on Fire>) 유도한다.
.pic의 <Still Life> 시리즈 중 <Me on Fire>와 <Heart Attack!>은 가상환경에서 선행되어 제작된 상품이 현실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현상을 조망한다. 관람객들은 구글폼을 통해 아바타가 ‘광고’하는 가상의 상품을 구매하며, .pic은 주문을 받아 제작자(manufactur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각기 자유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아바타들도 결국 제작자에 의해 움직이는 피조물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주어진 자율성이라곤 프레임 속 제한된 공간이다. 그리고 그마저도 캡처되어 ‘2D로 편평하게 눌어붙는 이미지’로 상품에 박제된다. 구매자들은 착용샷과 전신 이미지 그리고 영상을 개인 계정에 업로드하고 팔로워들은 하트를 날려 화답한다. 이렇게 이들의 ‘분신(焚身)’은 가상-현실-가상공간으로 되돌아와 다시 한번 유사밈으로서의 삶을 연명한다.